[한경에세이] 에이브러햄 링컨을 다시 생각한다

입력 2015-04-26 20:43  

과거를 녹이는 포용·미래를 여는 단결
우리에게 요구되는 결단이자 헌신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국회의원 ij@assembly.go.kr >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1년 봄 미국 1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당시 미국 사회는 노예제도 지지와 반대 세력이 대립하며 분열의 위기로 치달았다. 삼류 농업국가에 머물러 있던 미국은 경공업 발달로 점차 산업국가로 진화하고 있었다. 동북부 지방의 산업자본가들은 노동력 결핍에 시달렸다. 이미 노예 수입은 금지됐고, 기존 노예는 농업생산에 묶여 있었다. 노예해방 없이는 이 노동력을 산업생산으로 끌어들일 방도가 없었다.

산업자본가들은 자연히 노예해방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을 지원했고, 링컨의 당선은 바로 이 산업자본의 승리를 의미했다. 노예노동력을 독점하고 있던 농업자본가와 이를 지지하는 남부 5개 주는 남부연합을 결성해 연방 탈퇴를 선언했다. 산업자본가들의 목적은 흑인 노동력이었기 때문에 분열을 용납할 수 없었다. 전쟁은 필연이었다. 링컨이 취임하기도 전에 남북전쟁이 벌어졌다. 링컨은 악전고투 끝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승리가 결정적으로 다가온 순간 링컨이 노예제도를 폐지하는 수정헌법을 통과시켰다. 링컨은 재선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1865년 4월 암살됐다.

링컨은 피비린내 나는 내전의 총성 가운데 취임하고, 포성이 아직 멎지 않은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다. 그는 미국을 분열의 위기에서 구하고, 흑인 노예들이 자유인으로서 산업노동자로 변신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미국이 오늘의 강력한 연방국가, 산업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링컨의 결단력 때문이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흥망성쇠로 점철되는 한 나라의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굴러간다. 위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는 무서운 결단과 가혹한 헌신이 요구되기도 한다. 링컨은 자신과 아들, 그리고 미국 시민 약 70만명의 피를 바쳤다. 그 숭고한 희생이 오늘의 미국을 만든 것이다.

위대한 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결단과 헌신은 어떤 것일까. 베트남이나 예멘처럼 상대를 굴복시키는 전쟁과 참혹한 희생일까. 이는 우리가 바라는 바도 아니고 현실성도 없다. 우리는 평화에 힘을 바쳐야 한다.

링컨이 보여준 바다 같은 포용의 정신, 용광로 같은 열정이 통일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 더 절실한 미덕으로 다가온다.

이인제 < 새누리당 최고위원·국회의원 ij@assembl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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